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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로 통한 韓中 정상… "경주 나비, 선전까지 날아왔으면"
전날 환영 만찬 공연서 등장한 '로봇 나비' 화제
李 "내년에 이렇게 아름답게 날리실 건가"… 習 "선전까지 날아와 노래했으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비’를 매개로 말을 주고받았다.
시 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 본행사 공식 폐막 후 이 대통령에게 의장직을 인계받은 뒤 전날 공연에서 본 나비를 화제로 꺼냈다. 그는 “어제 만찬 장소에서 나비가 날아다녔는데 참 아름다웠다”며 “이 대통령이 제게 ‘내년에 나비를 이렇게 아름답게 날리실 것인가요’라고 질문해 ‘여기의 이 아름다운 나비가 (차기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중국의) 선전까지 날아와 노래까지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전날 환영 만찬 말미엔 ‘나비, 함께 날다(Journey of Butterfly: Together, We Fly)’를 주제로 한 문화 공연이 펼쳐졌고 이 과정에서 로봇 나비가 등장해 공중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나비는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엠블럼으로, 21개 회원국 간의 연결·번영·혁신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이후 열린 내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 중국 매체가 내년 선전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를 묻자 시 주석이 앞서 언급한 ‘나비 대화’를 더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공연에서 관객 위로 날아다니는 나비가 시끄러워서, 제가 시 주석님께 ‘나비는 원래 조용히 나는데 이 나비는 모터 소리가 난다. 내년엔 소리 나지 않는 진짜 나비를 만들어 날려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시 주석께서 ‘노래하는 나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비 엠블럼의 의미 가운데 ‘연결성’을 언급하며 “APEC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기구”라며 “내년 선전 APEC은 훨씬 더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하고 더 나은 아태 지역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자”며 “시 주석과 중국 국민이 잘 준비할 것으로 기대하고 내년 선전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나겠다”고 했다.
APEC 정상들 '경주 선언' 채택... 문화창조산업 협력 명문화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포괄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회원 정상들은 1일 ‘APEC 정상 경주선언’을 비롯한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APEC 정상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을 바탕으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했다. 또한,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이 선언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21개 회원들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와 함께,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를 제외하면 역대 APEC 선언은 이처럼 자유 무역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WTO 체제에 대한 강력한 옹호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다자주의를 지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당초 실무 협상 과정에선 경주 선언에 WTO 단어가 살아나더라도 ‘핵심’이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그 의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는 했지만, 최종 결과물에선 아예 단어 자체가 빠진 것이다.
올해 경주 APEC 정상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처음 열리는 회의였다. 미국은 APEC 회원국을 대상으로 관세 정책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귀국하면서 APEC 정상 회의에 불참했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주 선언은) 오늘 아침에 완성됐다”며 “문안 정리에 이견이 있었고 그 점에 대해 조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쟁점은 무역과 투자에 관한 챕터를 둘 것인가”였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APEC 외교통상 합동각료 회의(AMM) 공동성명이 정상 선언(경주 선언)과 함께 타결됐다면서 “10월 31일 자정 타결을 협상 시한으로 목표했던 문안 협상이, 새벽까지 수차례의 고비를 겪은 끝에 1일 오전 7시 반에 이르러서야 실무협상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오후 1시쯤 발표된 경주 선언은 큰 틀에선 올해 APEC의 3대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해 담았다.
또 우리 정부가 내세웠던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대통령실은 “경주 선언은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21개 회원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정상 선언서 빠진 'WTO 중요성'... 외교 장관 성명에선 채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장관들이 자유 무역을 근간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1일 채택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밀어붙이면서 올해 경주 APEC 정상 회의 결과물인 ‘경주 선언’에선 WTO에 대한 언급이 빠졌지만, 외교·통상 장관들의 공동성명에는 포함된 것이다.
APEC 21개 회원 외교·통상 장관들은 합동각료회의(AMM)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무역 현안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WTO에서 합의된 규범이 글로벌 무역 촉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WTO에서 다자간 협상, 특히 복수국 간 협상이 회원국들의 관심사 진전과 WTO의 적실성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WTO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오늘날의 현실에 보다 적합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의미 있고 필수적이며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인정한다”고 했다.
APEC 외교·통상 장관들은 또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합의에 기초한 다자주의 정신 아래 APEC의 지속적인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고 했다.
AMM은 정상 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APEC 각급 기관의 올해 활동과 의장국 핵심 성과, 고위관리회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공동성명으로 발표한다.
이번 AMM 회의는 지난달 30일 종료됐지만, 공동성명에 담길 문안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이틀 뒤인 이날 APEC 정상 회의 결과물인 ‘경주 선언’과 함께 발표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AMM 공동성명은 지난달 31일 자정 타결을 협상 시한으로 목표했지만, 문안 협상이 여러 차례 고비를 겪은 끝에 이날 오전 7시 30분 실무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인니에 "군사·안보 협력 관계 이어나가자"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KF-21 논란 의식한 발언
"인니의 '반둥정치', 우리 실용외교의 기준"

이재명 대통령은 1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이) 군사·안보 분야에서 전투기 공동 개발 같은 깊이 있는 협력 관계가 맺어졌는데 더 큰 결과로 되돌아보게 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전투기 공동 개발은 차세대 전투기 ‘KF21′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은 많은 세월 동안 많은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제 인도네시아가 반둥정치(제3세계 국가들이 식민주의 반대 및 평화와 주권 존중을 강조한 선언 등)라고 우리가 배웠는데 어쨌든 외교·안보 분야에서 균형, 전략적 자율성, 협력 그리고 실리주의라고 하는 대원칙을 지켜 왔는데 대한민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외교·안보 전략에서도 아주 든든한 큰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우 불안정한 안보 환경 속에서 우리 프라보워 대통령께서 가진 경험을 저에게나 대한민국에 많이 전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9월에 국빈 방한을 해주기로 하셨다가 불발됐는데 빠른 시간 내에 국빈 방문을 해주시길 요청드리고 우리 국민이 전적으로 크게 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비안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빈 방한할 수 있도록 외교장관에게 지시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어제 너무도 아름다운 갈라 만찬을 준비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매우 흥미로운 공연이었고 아무리 봐도 대한민국은 음악과 춤 등으로 전 세계를 제패할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모든 젊은이가 K팝에 열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비안토 대통령은 양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국방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그는 “특히 KF-21 사업에 대한 후속 논의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논의들이 지속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가격이라든가 펀딩 계획 등 경제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 관료들뿐만 아니라 기술진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8조10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KF-21(인도네시아명 IF-X)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이후 약 1조6245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